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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의료 차이 가장 큰 뇌전증 수술이 늦어지면 다른 곳으로 퍼져

조재완 기자yakpum@yakpum.co.kr | 기사입력 2024/09/30 [08:04]

한미 의료 차이 가장 큰 뇌전증 수술이 늦어지면 다른 곳으로 퍼져

조재완 기자 | 입력 : 2024/09/3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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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는 한미 차이가 거의 없다. 항암제와 수술 수준이 거의 같거나 일부 암수술 예후는 한국이 더 좋다. 정부와 병원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다. 하지만 약물 난치성 중증 뇌전증 환자의 치료는 한미 차이가 매우 크다. 항경련제를 여러 개 투여하여도 뇌전증 발작이 재발하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수는 국내 약 12만명에 달한다.

 

이 환자들에게 약물 및 수술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은 전국에 7개뿐이다. 서울에 6개가 있고, 부산에 1개뿐이다. 광주, 대구, 전주, 대전, 춘천, 강원도, 경남, 경북, 전남, 전북, 충청, 경기도에는 단 한 곳도 없다. 서울의 6개 병원들 중 현재 수술이 가능한 곳은 3개뿐이다. 더욱이 전국 7개 수술센터들 중 미국 비디오뇌파검사실 기준을 만족하는 곳은 단 1-2개뿐으로 매우 열악하고 환자의 안전에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의 뇌전증수술센터는 개선해야할 점이 매우 많다. 1년 뇌전증 수술 건수는 미국 4,000건에 비하여 한국은 100건도 안 된다. 미국에는 뇌전증수술센터가 230개나 있어서 알래스카를 제외한 51개 주에서 뇌전증 수술을 받을 수 있지만 한국은 뇌전증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매주 수십명씩 새로 발견되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검사 및 수술 인력의 부족이다. 뇌전증 수술의 수가가 너무 낮아서 신경외과에서 가장 인기가 없다. 뇌전증 수술은 수술 시간이 더 길고, 수술 증 신경과와 소아신경과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뇌종양 수술수가의 50%로 너무 낮아서 병원도 지원하지 않는다. 2개 광역시 외에는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질환은 뇌전증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뇌전증 환자 수가 국내 36만명으로 공공의료적 접근이 필요하며 국가의 관리와 뇌전증에 관한 법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2020년에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뇌전증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어서 전국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에게 뇌전증도움전화(1670-5775)를 통하여 의료 및 사회복지 전문상담을 제공하고 있고, 수술 로봇 4대를 지원하였지만 서울, 부산 이외에는 중증 뇌전증 환자들을 의뢰할 지역 뇌전증수술센터가 없다. 서울에 와도 수술센터들의 열악한 환경으로 제때 수술을 받을 수가 없다. 뇌전증 발작 시 과도한 전류가 뇌의 여러 곳으로 전파되어 뇌전증 원인병소를 새로 만들기 때문에 빨리 수술을 받지 않으면 뇌의 다른 곳으로 번져서 수술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21세 여자 환자는 왼쪽 측두엽에서 발생하는 뇌전증으로 빨리 뇌전증수술을 받았으면 완치되었을 텐데 수술이 지연되었고 8년 후에 다시 검사를 한 결과 왼쪽과 오른쪽 측두엽 모두에서 뇌전증이 발생하여 수술을 포기하였다.

 

뇌종양은 양성, 악성에 관계없이 전국 어디서나 쉽게 수술을 받을 수 있지만 뇌전증은 수술환경이 열악하여 대부분 수술을 받지 못하여 병이 악화되고 있다. 이번 의료개혁은 가장 열악한 뇌전증 수술 환경을 개선하는 다음과 같은 수술지원 정책을 꼭 포함해야 한다.

 

뇌전증 수술 수가를 2배 이상 높여야 한다 (일본 수가 1,200만원, 한국 수가 150-250)

전국 광역시 뇌전증수술센터(9)를 지원한다. 부산, 대구, 광주, 전주, 대전, 춘천, 제주, 경기도

1) 뇌전증수술 의사 확보 (기존 신경외과 의사가 배워서 할 수 있음)

2) 비디오뇌파검사실 뇌파기사 지원 (3교대로 24시간 감시할 수 있게)

(병원은 비디오뇌파검사실을 2-3개로 확충할 것)

3) 뇌파 기사 PA 1명 지원 (전임의 역할을 대신함): 지방에는 전임의를 구할 수 없음

4) 뇌전증전문간호사 1명 지원 (뇌전증지원코디테이터): 전문상담, 수술 설명, 진료연계

5) 부족한 장비 지원

3. 전국 뇌전증수술센터를 관리하는 위원회 구성

 

예산은 광역뇌전증수술센터 당 3억원 정도로 9개 센터에 년 30억원(27억원 + 6개 기존센터 지원 3억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치매 관리 예산 2,000억원에 비하면 환자 수가 치매의 약 50%인 뇌전증 관리에 30억원은 그리 큰 예산이 아니다.

 

치매 환자의 사망연령은 84세로 평균 수명 보다 더 길지만 뇌전증 환자의 사망연령은 49세로 조기사망율 1위인 가장 중증 뇌질환이다. 따라서, 전국 광역뇌전증수술센터 사업이 의료개혁에 꼭 포함되어야 한다. 뇌전증 수술은 뇌전증돌연사를 1/3로 줄이고 10년 이상 장기생존율을 50%에서 90%로 높인다. 광역뇌전증수술센터 1개는 그 지역의 중증 뇌전증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지역 뇌전증 환자들의 1-2-3차 진료연계와 전문상담시스템을 구축하여 지방의 난치성 뇌전증치료를 서울 수준으로 높이게 된다. 젊은 중증 뇌전증 환자들이 매일 1-2명씩 죽고 있어서 하루가 급하다. 뇌전증은 편견과 차별이 심해서 환자와 부모들이 직접 나서지 못하므로 국가와 언론이 도와주지 않으면 살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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