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가 자주 앓는 중이염은 주로 경구 항생제로 치료해왔으나, 최근 코넬 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빠르게 작용하는 국소 젤이 경구 항생제를 대체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이염 치료의 어려움은 감염 부위가 고막 뒤쪽에 있어 약용 연고를 직접 바르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항생제를 경구로 복용해야 했고, 약물이 몸 전체로 퍼지면서 복통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항생제 내성균 발생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넬 대학교의 롱 양 조교수와 연구팀은 구형의 미세 구조인 리포좀을 연구했다. 이전 연구에서 양전하를 띤 리포좀이 피부 등 생물학적 장벽을 통과할 수 있음이 밝혀진 바 있어, 연구팀은 리포좀에 항생제를 담아 표적 부위로 "밀수"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연구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양전하를 띤 리포좀은 감염된 고막 조직을 통과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음전하를 띤 리포좀은 감염된 조직의 면역 세포에 흡수되어 통과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양 교수 연구팀은 항생제 시프로플록사신을 음전하를 띤 리포좀에 캡슐화했다. 이 리포좀을 온도에 민감한 하이드로젤에 첨가하여 중이염에 걸린 친칠라의 고막에 도포했다. 친칠라는 중이 구조가 사람과 유사해 실험에 적합했다. 놀랍게도, 해당 젤을 투여한 모든 친칠라는 단 한 번의 도포로 24시간 이내에 감염이 완전히 치료되는 결과를 보였다.
대조군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캡슐화되지 않은 시프로플록사신이 함유된 젤을 투여한 대조군은 7일 치료 후 25%만이, 항생제가 양전하를 띤 리포좀에 캡슐화된 젤을 투여한 대조군은 50%만이 치료됐다.
양 박사는 "중이염 1회 투여 치료는 가족의 부담을 줄이고 어린 아이들의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기술을 실험실에서 임상으로 이전하는 다음 단계가 가장 기대된다"며,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고 항생제 내성을 줄이며 궁극적으로 아이들의 항생제 투여 방식을 혁신할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ACS Nano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 젤이 상용화될 경우, 영유아 중이염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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